본문 바로가기
수련일지/수련일지 1

[수련 1일째] 반신욕을 해봤다.

by 시간의지배자 2007. 11. 11.
2004년 6월 2일 수요일 맑음

아무래도 내가 최근 체중이 엄청나게 불어나고 또 피부가 건조증에 이상한 간지러움증이 생기니 어머니가 어디선가 작은 빨간색의 반신욕통을 사오셨다. 말이 반신욕통이지 음식가게에서 김장등을 할때 배추등을 담가놓는 바로 그 통이다.

어쨌거나 나를 위해 사오기까지 하셨다는데 해보아야 하지않나 싶어 한번 해보기로 했다. 인터넷을 뒤져서 반신욕방법을 알아보고 집안 어느 구석에 박혀있던 온도계도 찾아내서 엄청나게 큰 통에 물을 담아 가스렌지에서 물을 끓였다. 그냥 보일러에서 하려면 아무래도 물이 더 많이 들것 같고 또 보일러가 오래되어 그정도까지 물이 따뜻해지지 않을것 같아서였다.

끓는 물을 부은후 잠시 찬물과 보일러를 틀어 따뜻한물을 번갈아 가면서 휘젓고 어느정도 온도계를 보니 섭씨 41도정도 되었다. 대충 이정도면 되겠구나 싶어 옷을 벗고 차가운 물한잔을 마신후 책 한권을 들고 들어가 앉았다. 아무래도 작은 통이다보니 앉을때 무릎을 접어야만 들어갈수 있다는게 불편했지만 예전 단전호흡할때등을 생각해보고는 그냥 퍼질러 앉아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10여분이 지났을까. 얼굴에서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목과 가슴에서도 많은 땀이 흘러내렸다. 그렇지만 어깨나 등, 팔에서는 전혀 땀이 흐르지 않았다. 이쪽은 별로 이상이 없는건가, 아니면 아직 모공이 막혀 땀이 배출이 안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계속 앉아서 책만 읽었다. 팔을 걸칠곳이 없어 책을 공중에 든채로 읽다보니 조금 팔이 아파왔지만 몇만원주고 팔걸개등을 또 사기는 억울해 그냥 이대로 계속 있어야만 할것같다.

30분이 지나 거울을 보니 땀이 비오듯이 쏟어지고 목과 가슴도 땀때문에 번들거렸다. 여전히 어깨나 팔은 뽀송뽀송할뿐이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는 그 들어 앉아있던 물로 땀을 가볍게 한번 씻어내듯이 씻고는 마른 수건으로 물을 찍어내듯이 닦아낸후 밖으로 나와 양말부터 신었다. 몸이 훈훈하다. 등과 엉덩이가 특히나 훈훈하게 느껴진다. 옷을 다 입고 따뜻한 차한잔을 끓여 이글을 쓰는데도 30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온몸이 훈훈하다. 기분이 개운하고 따뜻하며 머리가 맑아진것 같은 생각까지 든다.

이래서들 다들 반신욕 반신욕이러는가 보다. 매일 할수는 없겠지만 이틀에 한번정도 일주일에 3번정도씩만 해볼 생각이다. 이왕지사 몸과 마음을 다시 깨끗이 고등학생때와 같이 운동하기로 결정했으니 꾸준히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