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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일지/수련일지 7

[ 수련 95 일째 / 세번째 습관 3 일째 ] 묵좌식상(默坐息想)을 시작하다.

by 시간의지배자 2009. 2. 11.
2009년 2월 5일 목요일

드디어 묵좌식상을 시작해보게 되었다. 그동안은 그저 자리에 앉아 가만히 한 곳을 쳐다보며 잡념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꾸준히 관찰하는 단계였다. 이때는 호흡에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않고 거칠어지면 거친대로 내버려두고 깊어지면 깊어지는 대로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 상태였다.

묵좌식상은 한국 단학회 연정원에서 흔히말하는 '연정 16법'중 제 1법인 드디어 이때부터 호흡수련에 들어가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연정원 홈페이지 를 확인하면 될 듯하고 그동안에 했던 수련은 이 묵좌식상에 들어가기 위해 잠깐 맛을 보듯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방법은 실로 간단하다면 간단하다고 할 수 있다.


1. 자세를 바로 잡고 눈을 감는듯 마는듯 해서 코끝의 연장선상의 한 지점을 지긋시 내려본다. 이때 고개는 살포시 떨구어 코와 배꼽을 바라보게 한다. 입을 가볍게 다물고 혀끝은 윗이의 뿌리부분에 가볍게 둔다.

2. 결가부좌를 하면 좋겠으나 안되면 반가부좌도 상관없다.

3. 전신의 긴장을 가볍게 풀고(미리 스트레칭등을 해주면 좋다.) 조용히 마음을 가라앉혀 자신의 호흡에 집중한다.


이게 묵좌식상의 자세이자 호흡이다. 예전에 하던 것과의 차별점은 호흡에 집중한다는 것에 있다. 예전에는 그저 잡념이 들고나는것을 관찰하는데 더 마음을 두었다면 이번 묵좌식상은 역시 잡념이 드나드는것을 고요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바라보지만 호흡에 더 집중을 해야하는 차이점이 있다. 다만 호흡은 자연호흡으로 일부러 억지로 늘이거나 깊게하려고 하거나 할 필요가 없다. 그저 호흡할 뿐이다.

다른때와 달리 들고나는 들숨과 날숨에 집중하다 보니 조금씩이나마 심파가 가라앉고 호흡이 가늘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어릴때부터 가지고 있던 약간의 축농증과 만성 알레르기로 인해 생겨난 천식이 약간 있어 호흡을 하려고 하면 가끔씩 역호흡이나 코가 아닌 입으로 부족한 공기를 들어마실때가 종종 있다. 살이 찌면서 이 증상이 더 심해졌는데 호흡에 집중하며 심파를 가라앉히고 보니 비록 들숨과 날숨의 호흡은 짧아도 호흡이 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호흡은 점점 깊어져 고요한 방에서 내 호흡소리마저 듣기 어려울 지경으로 호흡이 깊어졌다. 그런데도 호흡의 간격은 매우 짧다. 가만히 살펴보면 평상시 내 호흡의 간격과 별반 다르지는 않다. 다만 호흡이 깊어져 마음이 고요해지고 할수록 호흡하는게 재미있다. 그동안 살면서 호흡하는게 재미있다고 느낀적은 처음인것 같다.

한번의 들숨과 날숨을 할때마다 어떤 규칙적인 느낌이 들기 시작했는데 분명히 난 코로 호흡하여 공기를 들이마시고 코로 다시 탁한 공기를 내보내는데 어쩐일인지 들이마시고 내보낼때 아래로 내려가는 느낌이 든다. 말하자면 호흡이 한글의 'ㄱ'과 비슷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분명히 코로 들이쉬고 코로 내쉬니 '一'와 같은 경로여야만 한다.(들숨과 날숨때 방향만 바뀔테니...) 그런데도 왠지 느낌상 'ㄱ'과 같이 들이쉰 호흡이 끝나고 내쉴때 'ㅣ'과 같이 아래로 내려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호흡할때마다 왠지 약간 달콤한 향이 나는듯한 느낌이다. 아주아주 미약한 꽃냄새같기도 하고 꿀단지 향이 은은하게 나는듯 하기도 하고 말이다...

아무튼 오늘의 호흡은 정말 재미있었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보내는 이 간단한 호흡이 이리 오묘하게 느껴지기는 처음이었다. 그래서인지 20분은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난 한 7~8분정도 지난것 같은데 20분이 지나버렸던 것이다. 오늘의 이 느낌을 잊지말아야 할텐데...


1. 첫번째 습관 - 하루에 1시간씩 걷기

2. 두번째 습관 - 규칙적 기상(3일째)
- AM 6:20 기상

3. 세번째 습관 - 연정 16법중 제 1법(3일째)
- 묵좌식상(2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