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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일지/수련일지 2

[수련 16일째] 잠깐의 명상...

by 시간의지배자 2007. 11. 12.
2004년 12월 12일 일요일

새벽에 잠깐 명상에 들어갔었다. 정좌 상태로 한 명상은 정말 오래만이다. 예전과 달리 정좌를 하기가 힘들기도 했고(살이 너무 쪄서...-_-;;) 이런저런 이유로 잘 안하게 되어었다.

우선 나를 관찰했다. 아무것도 안했다. 호흡을 세지도 불편한 자세를 보지도 않고 호흡은 호흡대로 자세는 자세대로 내버려두었다. 그저 관찰하고 있는 내가 있다는 의식뿐이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이번에는 호흡을 관찰해보았다. 의식적으로 호흡을 하지않고 내버려두었더니 처음에는 바람같이 변화무쌍하게도 깊은 호흡이 되기도 풀무질같이 거친 호흡이 되기도 하고 호흡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을 의식하기도 하고 하는 불안전한 상태였다.

어느 순간... 갑자기 호흡이 편해졌다. 깊지도 않고 거칠지도 않다. 호흡을 하는것도 안하는것도 아니다. 그저... 호흡할뿐이다. 그리고 내 마음 깊이 들어갔다. 내 마음을 관찰하다보니 혼란의 연속이었다. 어쩌면 최근의 내마음의 혼란들이 모두 그곳에 있는것 같았다. 명상에 잠겼으면서도 계속 잡념이 끼어들고 호흡이 거칠어지려고 하고 당장 이짓을 그만두라는 유혹까지 생겼다. 그 유혹조차 내 마음의 일부분일텐데 그 유혹하는 내 마음과 거절하는 내 마음은 어떻게 다른것일까? 그걸 꼭 선악이라는 개념이나 선후나 대소, 경중의 개념으로 이해할수 있을까?

잠시 마음속에서 한 마디 단어가 튀어나오듯 떠올랐다.

'나는 내 삶을 밝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 한마디가 떠오른 뒤로 마음이 편해졌다. 잠시 고요한 고요와 대립없는 대립, 긍정아닌 긍정...그 뿐이었다.

눈을 떠보니 시간상으로는 겨우 25~30분 가량이 지났을뿐이었다. 느낌은 마치 2~3시간은 지난듯한데... 하지만 최근 몇년간 명상중 가장 깊이 내 내면속으로 파고든 느낌이다.

잊지말자. 이 한마디..'나는 내 삶을 밝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매일 눈을 감고 열번씩 속으로 외치기로 했다. 마음속에서 건져준 한마디... 나의 무의식이라는 논밭에 차분히 심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