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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조쉬 하트넷 주연의 '30 Days of night'를 보고...

by 시간의지배자 2007. 12. 10.
* 평점 : 별 3개(별 5점 만점)

묘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남자배우인 조쉬 하트넷 주연의 '30 Days of night' 를 봤다. 미국 알래스카 최북단 1년중 30일은 해가 없는 마을을 배경으로 한 액션 공포물이다.

이 영화에서는 뱀파이어들이 나오는데 사실 처음 영화에 대한 아무런 정보없이 봤을때는 좀비같은 느낌이 드는 뱀파이어들이었다. 괴성을 질러대며 미친듯이 살육과 폭력, 피를 갈구하는 뱀파이어들은 해가 없는 30일간 한 마을의 주민을 모두 학살하고는 모두 불에 태워버리고자 한다. 영화 첫장면을 보면 얼음이 둥둥 떠다니는 바다위에 불타버린 배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한 남자가 나오는데 그 배도 그와 비슷한 경우를 당했으리라... 이를 미루어보면 이 뱀파이어들은 그 배를 통해 선원들을 학살하며 이곳까지 왔다는 암시를 주고 있다.

그리고 그 선원중 유일한 생존자인듯한 그 남자는 뱀파이어들의 공포에 젖어 이제는 차라리 그들중 하나가 되고 싶어하고 그들을 위해 미리 사람들이 사는 마을을 방문해 마을의 썰매개들을 모조리 죽이며 뱀파이어들이 오기 전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그도 나중에 대사를 보면 감염이 진행되어가는 중에 뱀파이어들에 의해 오히려 목이 뽑히며 죽음을 당한다.)

색감등과 나름대로 캐릭터들도 좋은 뱀파이어(응?)들이 등장했음에도 이 영화에는 아쉬운 점이 많이 보이는 편이다. 조쉬 하트넷이라는 헐리우드 새로운 슈퍼스타가 주연임에도 나름대로 저렴한 예산(?)인 3,000만불의 제작비 때문인지 군데군데 스토리와 설정상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

첫째는 왜 뱀파이어들이 이 마을을 오고자 한 것인가 하는 이유이다. 그들은 뱀파이어이지만 사람들과 같은 사고를 하는 괴물들로 영화전반을 살펴봐도 이 마을을 택한 뚜렷한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더 많은 사람들을 원했다면 오히려 치안이 허술한 뒷골목이 존재하는 도시가 나았을 것이다. 한달간 햇빛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만으로는 마땅히 설명할 이유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도시라도 밤에 활동하면 되니까...)

둘째는 가끔씩 대사로 나오는 뱀파이어 존재에 대한 정체성이다. 자신들은 수세기동안 공포로서 사람들에게 남았고 그걸 잊지않기 위해 다시금 살육을 저지른다는 식으로 말하는데 그건 오히려 이런 외지시골보다 도시에서 가끔씩 한두건 터트려주는게 더 효과만점일것이다. 말은 그리하면서도 마을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 불태워버리는 듯한 모습에서 그들이 자신들의 정체가 드러나기를 원하는건지 아니면 아니기를 바라는건지 그들의 정체성에 의문이 가게 된다.

세째는 그들의 복장을 보면 그들은 분명 도시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이다. 깨끗한 슈트차림이었던 뱀파이어도 있고 밍크코트를 멋지게 차려입은 여자 뱀파이어도 보인다. 아무리 추위에 관계없는 뱀파이어라고 해도 그런 복장 자체는 알래스카가 아닌 대도시의 혜택을 받은 시민들의 복장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낡은 옷들도 아닌 처음에는 모두 생생하고 깔끔했던 모습들이라 그들이 대도시 시민중 일부가 얼마전 뱀파이어들이 되었다는 것을 예상케한다.(그러면서 수세기 어쩌고라는 둥 자신들은 한동안 이 마을에 오지 못했다는 둥 말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넷째는 왠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처음 뱀파이어들의 모습을 보면 미국이 아닌 동유럽의 유럽인들같은 느낌이 드는 생각이 든다. 대장 뱀파이어도 그렇지만 그 이후 몇몇 주축(?) 뱀파이어가 그쪽 계통 민족인 것같은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유럽 어느곳의 대도시에 살던 사람들이 뱀파이어가 되어 배를 타고 알래스카까지 건너왔다는 결론에 이른다. 다만 그러기에는 캐나다가 가로막고 있는 있다는 문제가 있지만... 뭐 북극을 통해 왔다고 우길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섯째 왜 살육을 저지르는 지에 대한 확실한 이유가 없다. 뱀파이어이니 사람들을 먹이로 쓰기위해 습격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마땅히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이는 이유가 단순히 먹이로만 쓰는 모습으로는 나오지 않고 자신들의 세를 늘리기 위해 일부러 감염시키기 위한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마구잡이로 살육을 하다가 일부는 먹고 일부는 그냥 죽여버리고 하는 식이다. 대장 뱀파이어가 뭔가 있어보이는 듯이 말하는 오래만에 이곳을 와야했던 이유등이 전혀 없는 것이다.

그외에도 소소한 것들이 아주 많이 나온다. 썰매개나 헬기등을 죽이고 없앤 것은 사람들이 마을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자 한것같은데 그럼 그 자동차들을 다 놔둔 이유는 뭐냐? -_-;; 사람들이 자동차타고 마을을 벗어날수도 있는데 마땅히 자동차를 고장내거나 하는 모습은 나온적이 없다. 그리고 30일이라는 상황을 묘사하고자 했으나 영화전반을 보면 30일이 지난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하루이틀밤을 표현하듯 보여 연출력에 대한 불만도 많다.

결론적으로는 조쉬 하트넷이라는 네임밸류있는 남자배우와 손을 좀만 더 봤으면 좋았을 괜찮은 원작(원작은 독특한 영상미를 자랑했던 '신시티'등과 같은 그래픽노블이다), 나름대로 뱀파이어 모습이 어울렸던 특수효과, 뭔가 비밀스런 이야기가 흘러나올것 같은 폐쇄된 마을, 이블데드와 스파이더맨의 감독인 샘 레이미가 제작자인 것등 좋은 성공조건을 지닌 영화였음에도 이런 뱀파이어, 좀비등의 B급 영화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였다.

그렇더라도 우리가 이미 영화나 책등으로 머리속에 관념화한 뱀파이어의 색다른 모습을 그려보고자 한 시도는 칭찬해줘 마땅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