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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30년간 잊혀진 판타지 세계에 다시 다가가며...'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을 보고...

by 시간의지배자 2008. 12. 9.
* 평점 : 별 4개(별 5개 만점)

해리포터 시리즈가 나오기 전까지 수십년간 판타지 문학의 최고 베스트셀러였던 '나니아 연대기'시리즈의 첫 이야기인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나로서는 30년만에 다시 만나는 '나니아'와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다.

6살때인 1978년도에 내가 이 소설을 처음으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도 이미 당대 최고의 판타지 작품으로 유명했던 것이다. 내 기억으로는 내가 만나는 첫번째 판타지 문학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다.(당시만 해도 난 피터팬이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등도 몰랐다.-_-;;) 때문에 처음 보는 그 새로움에 어려워하면서도 몇번이고 그 환상의 세계에 빠져 책을 읽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것은 그 숲속 한가운데 켜져있던 가스등과 판(영화에서는 '폰'이라고 나오지만 당시 책에서는 '판'이라고 쓰여져 있었다.)의 모습이었다. 어릴때 읽었던 책에서는 삽화로 소설의 내용중 몇장면등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었는데 어린 나에게는 처음보는 가스등아래 우산을 들고 서 있는 판의 모습이 생소하면서도 약간 두려우며 호기심이 섞여 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이야 그저 판타지장르라는 걸 알지만 당시만해도 판타지라는 것 자체도 모를 나이라 새로운 환상에 한동안 빠져 있었던 것이다.

영화를 보면 대부분이 원작에 충실한 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처음 루시와 판이 만나는 가스등과 판의 모습, 아슬란과 마녀의 성, 비버등은 환상적이게도 30년전에 본 그 삽화 그대로였다. 나와같이 어릴때 그 삽화를 본 분들이라면 그 충실한 재연에 아련한 추억을 느낄것이다. 아슬란과 마녀의 군대가 충돌하는 액션장면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원작의 그대로이다.

문제는 그 때문에 원작을 보지 못했던 분들이나 어릴때 이 환상적인 작품을 보지 못하고 커서야 이 작품을 읽은 분들이라면 실망할수도 있다는게 문제다. 자신이 상상했던 장면과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실제 원작과 다른 환상을 품은 것은 그 분들이지만 너무나 원작에 충실해 밋밋하고 재미가 없을수가 있다는게 문제다.

또한 원래 이 작품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아동 문학'으로 쓰여졌다는 것을 간과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단순한 스토리 라인과 약간은 억지스런 이야기 전개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음에도 영악해진(?) 요새 아이들과 어른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을수가 있다. 다만 나같은 어릴때 '나니아 연대기'를 읽었던 사람이라면 대체로 원작에 충실한 영화에 만족이지 않을까?(뭔가 심오해 보인다고 명작인 원작을 비틀다 망한 영화가 좀 한둘이 아니지 않는가!)

이 영화를 보고나니 예전 읽었던 '나니아 연대기'를 다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난 7편의 전편에서 4편만 읽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그 때문인지 '나니아 연대기' 합본(양장본)이 땡긴다.-_-;; 양장본에 환상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절판되기 전에 빨리 돈모아서 구입해야 겠다.


ps: 어릴때 책을 읽으며 아슬란이 예수를 닮았다고 생각했는데(당시 6살...-_-;; 당시에는 8살 학교갈때까지 한글도 모르는 아이들이 70% 정도가 넘었을정도로 지금과 비교하면 좀 아이들의 지적능력이 떨어졌는데 그에 비하면 난 조금 조숙했던것 같다. 5살때 올림픽에서 코마네치의 만점연기를 보며 감탄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_-;;) 나중에 그게 진짜 예수를 상징하는 거라는 것을 알고 나서 스스로에게 감탄하던 기억도 난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