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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제목만 보고 속단하지 말자... '과속스캔들'을 보고...

by 시간의지배자 2008. 12. 9.
* 평점 : 별 4.5개(별 5점 만점)

먼저 이 영화의 문제점부터 들춰내야겠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포스터와 제목이다.-_-;; 먼저 공식홈피에 가서 포스터를 한번 보시라.(http://www.speedscandal.co.kr/)

도대체 저 포스터와 제목을 뽑아낸 마케팅팀이 어딘지 차후 영화사는 두 번다시 그 팀과는 일을 하지 말아야한다. 차라리 싼맛이 느껴지는 유치찬란함을 원했던 거라면 원래 제목인 '과속삼대'를 '과속스캔들'로 바꾼 이유가 설명이 되지 않는다.(이미 과속삼대가 너무 싼티가 나서 과속스캔들로 제목을 바꾸었다는 기사도 떴다.)

1초 김선아처럼 나온 박보영양은 그렇다치고 귀여운 왕석현군의 무너진 볼살은 어쩔거냐구!!! 이래가지고서야 누가 이 영화를 보려고 생각하겠는가? 사실 나도 이날 이시간대 마땅히 인천CGV에서 볼만한 영화가 없어 예매를 했을뿐 제목과 포스터보고 관람을 포기하시는 분이 상당수 되리라고 생각한다.(솔직히 너무 유치하지만 않았으면 정도를 바랬다.-_-;; 더군다나 어머니, 와이프랑 같이 보는 영화라서 더 그랬다. 나 혼자라면 그냥 혼자 궁시렁대면 되는거지만 말이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유쾌하다. 일부 유치한 장면등이 있지만 뭐 이런 코미디 영화에서는 용납해줄만한 수준이었다. 뭐, 대작도 아닌데 뭘 바라냐... 그냥 무난했다. 스토리라인은...... 다만 차태현표 코메디를 이해하지 못하시는 분이나 코메디영화에 혐오증이 있으신 너무 진지하신 분들이라면 비추천영화일 것이다.

평들이 대부분 손자역을 한 왕석현군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강한데 난 솔직하게 박보영양에게 꽂혔다.-_-;;(마누라한테 잔소리 듣겠군......) 응큼하게 여자로서 꽂혔다는게 아니라 신인 연기자인 박보영양한테 필이 꽂혔다는 거다. 오해하지 마시라...(진짜다...마누라...)

단지 얼굴로만 말하면 박보영양은 굉장히 아름답거나 한 여배우는 아니다. 데뷔초창기의 심은하, 고소영, 전지현, 이나영, 한가인, 김태희등 데뷔초부터 미모로 이름을 날렸던 여배우들에 비하면 아무래도 동등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듯 하다. 허나, 박보영에게는 그녀들과는 다른 의미에서 아름다운 배우의 향기가 풍긴다. 이제 1990년생... 아직 어린 19살 소녀인데 말이다.

무엇보다 박보영양에 기대되는 것은 매우 다양한 표정을 가진 배우라는 점이다. 이는 어느 정형화된 장르가 아닌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볼 수 있는 배우라는 것이고 이는 대배우라면 반드시 거쳐야할 만한 통과점이다.(이를 통과하지 못해 초창기 그 화려함에도 배우활동보다는 그저그런 CF만 찍어대는 자칭 여배우들이 얼마나 많은가말이다. 분명 재능을 가졌음에도 말이다. 전지현, 고소영, 김희선등... 숱하구나...-_-;;) 또한 더욱 기대되는 것은 박보영양이 그 점을 잘 알고 있는 듯 하다는 점이다. 가장 닮고싶은 여배우에 남들이 거론하는 고소영, 전지현등의 배우활동은 별로 없지만 네임밸류가 높은 여배우들이 아닌 배종옥씨를 꼽았다는 것을 보면 말이다.

사실 네임밸류로 보면 배종옥씨는 고소영이나 전지현, 김희선등의 배우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 연기의 폭은 더욱 넓은 여배우임에도 말이다. 또한 연기력도 배종옥씨가 분명 좋은 배우임에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국내외에 소개할 정도의 배우도 아니다. 다만 TV와 영화를 넘나드며 그녀를 선택한 것에 실망하지 않을정도의 연기력은 충분히 갖춘 배우라고 할 수 있다. 자기역에 충실하고 망가지는 것도 서슴치않으며 화려함보다는 실속이 꽉찬 배우가 배종옥이라는 배우라고 할 수 있다. 박보영양이 그런 배종옥씨를 목표로 연기활동을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을 보고 이 어린, 이제 막 시작하는, 소녀를 막 벗어난 박보영양의 커가는 연기력을 감상할 수 있겠다라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쓰다보니 과속스캔들이 아닌 박보영 특집처럼 쓰여졌는데... 사실 난 이 영화 보기까지 박보영이라는 이름도 몰랐다.-_-;; 다만 이름은 몰라도 그 느낌이 이미 굉장히 좋았다. 아역배우들의 등용문이 되는 CF라는 '클린 앤 클리어'에서 귀엽게 본 소녀가 나중에 알고보니 바로 박보영양이었다.(그게 박보영이라는 배우를 내가 처음으로 보게 된 화면이다.) 그후 드라마를 안보는 내가 우연히 예고편에서 본 폐비 윤씨의 어린 아역이 바로 박보영이었고 또한 얼마전 우연히 '초감각커플'의 예고편에서 본 굉장히 느낌이 좋은 배우가 또한 박보영양이었다.(그 예고편보고 이 아이 누구지? 느낌이 너무 좋은데..라는 느낌이었다. 뭐, 지나가는 거라서 찾아보지도 않아 그게 박보영인지도 몰랐다.)

또한 최근 TV에 방송되고 있는 김현중과 같이 나온 안성탕면 CF에 나오는 여자도 바로 박보영이었다. 그 CF를 처음보고 와이프에게 저 여자 누구지? 느낌이 신선하다라고 했었다...-_-;; 이러고보면 어쩌면 나에게는 이 '과속스캔들'이라는 영화가 박보영이라는 배우를 알아가기 위한 '통과점'인지도 모르겠다. 자..... 이제 이 글을 보고 질투심에 달아오를 마누라를 위해서 박보영에 대한 이야기는 접어야겠다....-_-;; 다시 한번 말하지만 분명 이 글은 박보영 특집이 아니다. 그저 반짝반짝 빛나는 느낌의 좋은 여배우 하나를 찾았다는 걸 이야기하려는 거다.-_-

아역인 왕석현군의 연기는 이미 다른 수많은 분들이 이야기해주셔서 따로 이야기 할 것이 없다.-_-;;(이리보니 내가 봐도 박보영양 내용과 비교되는구나.....흠...) 제일 기억나는 왕석현군의 연기는 유치원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세상 만사 귀찮고 다 살았다는 듯한 표정과 아줌마틱한 자세로 앉아있던 왕석현군의 표정이다. 이건 정말 압권이었다.^^

박보영양과 왕석현군에 밀려 오히려 주인공인 차태현에 대한 연기에 대한 글들이 적은데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분들의 글과 같이 이전 영화와 달라진게 없다라는 그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말들이 오갈수는 있지만 오히려 그 반대로 생각한다면 이런 코메디 장르 그 분야에서는 차태현의 그런 연기력이 본좌급이라는 말도 될 수 있다. 차태현은 그 특유의 서로 대화가 오가며 행하는 리액션 장면만은 매우 강점을 가진 배우이고(이는 예전 차태현 데뷔초 박중훈이 사이비목사역을 한 '할렐루야'때 이미 눈치챘다) 이번에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변화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한번즈음 그도 생각을 해보아야 겠지만 정작 연기의 변화를 주려고 했던 '연애소설'이나 '파랑주의보'는 관객이 철저하게 외면을 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차태현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면서 말이다.

오히려 그런 장기간에 걸쳐 슬럼프에 빠진 그를 구해준 것은 유치한 코메디 영화였던 '복면달호'가 아니었냐는 말이다. 이쯤되면 차태현만을 욕할수도 없는 것이다. 비록 '연애소설'과 '파랑주의보'에서 실망스러운 연기였지만 그의 어색한 변화를 비난하기보다는 격려를 해주었다면 몇번의 실패후 그는 변화를 이루어 내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는 다시는 변화에 도전하지 않으려고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이 영화를 보고 들었다. 이만큼 편안하게 자기에게 맞는 옷을 입고 하는 연기와 비난받지 않는 장르를 이제는 결혼과 함께 안정이 필요한 그가 선뜩 포기하게 될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차태현 특유의 연기와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하는 박보영의 매력과 그 노래부를때 목소리...(솔직히 난 박보영양의 노래보다 그 목소리가 더 좋다. 안성탕면 CF에서나 '초감각커플' 예고편에서도 그 목소리에 끌렸다.-_-;;), 능구렁이같이 귀여운 왕석현 군의 연기가 하나로 합쳐져 좋은 결과를 낸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시놉시스만으로는 대박 망할 내용과 포스터와 제목이었지만 그들 삼인의 합작과 신인다운 신선함을 뽑낸 강영철 감독의 모나지않은 연출력의 승리라고 할 수 있는 영화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음악의 사용인데... 박보영양의 노래와 음악선정은 합격점이지만 영화 전반에 걸쳐 깔리는 BGM부분에서는 아쉬움 점이 남는다. 차라리 박보영양이 노래부르는 모습이 두세곡 더 있었더라면 더 나았으리라는 생각이 든다.(절대... 박보영양의 목소리가 더 듣고 싶어서가 아니다.-_-;;)

차태현과 박보영의 팬이라면 추천, 차태현과 이런 장르의 코메디를 싫어한다면 비추천 영화지만 나는 다행히 적당히 유치한 영화를 좋아해서 매우 마음에 들었다. 뭐, 박보영과 왕석현군 때문에라도 이미 평점 4점은 주겠지만 말이다.


PS : 뭐 한가지 더 기억에 남는것은 유치원 원장으로 나온 황우슬혜씨는 어쩌면 엄정화와 같은 성형외과가 아니었을까 하는 혼자만의 생각도 든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