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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기/도보여행

[제 1차 도보여행 / 1 일째] 인천 ~ 안산(2006년 8월 4일)

by 시간의지배자 2008. 12. 12.
2006년 8월 4일 맑음

사실은... 2차인데... 그냥 1차라고 하기로 했다.-_-;;(실제로는 1년전인 2005년 수원까지 걸어서 가본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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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박 15일 정도 예정을 잡고 인천에서 삼천포까지 도보로 걸어보려는 마음을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늘 기회가 닿지 않았고 우연히 기회가 되어 이번에는 가보는데까지 가보려고 한다. 마침 아내도 휴가기간이라 3일정도는 같이 도보로 걷기로 했다.

문제는 굉장히 더운 날씨라 아스팔트위를 걷는게 상당히 체력적인 부담이 간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3개월전부터 하루에 2시간정도씩 꾸준히 걷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예상은 하루에 10시간정도 걸어갈 생각이라 중간중간 체력조절을 잘해야만 한다.

집이 인천 주안쪽이라 인천을 벗어나는 시간만 해도 꽤 만만치않게 걸려 새벽에 출발했다. 주코스는 42번 국도와 1번 국도을 따라걷는거다. 문제는 이 길이 때로는 일반 국도가 아닌 고속도로처럼 차들이 쌩쌩 달리는 구간이 있어 매우 조심을 해야한다.

간석역, 간석오거리 역을 거쳐 간석시장과 남동수도사업국을 지나칠때즈음 수도사업국 직원분들이 나와 생수같이 생긴 것들을 공짜로 나눠주고 있었다. 뭔가하고 받아보니 앞으로 생수처럼 팔 예정인 먹는 수도물이란다.-_-;; 뭐, 돈내고는 안사먹겠지만 공짜니까 와이프랑 하나씩 챙겨서 길을 재촉했다.

출발한지 2시간도 안되어 아내가 벌써 무언가 안좋은지 붙이는 파스를 찾는다.-_-;; 종아리쪽 근육이 당기는가보다. 길가쪽을 가다 마침 막 문을 연 약국에 가서 파스랑 몇가지를 샀다. 벌써 이러니 걱정이 태산이다. 이래서야 사흘간 같이 갈 수 있을까?

아침인데 벌써부터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체력배분을 잘 해야지 이러다가는 오전에 이미 기운을 다 쓰는게 아닌가 걱정이다. 나 혼자라면 상관이 없지만 아내는 원래 1시간 이상도 잘 걷지 못한다. 여러번 말렸음에도 나 혼자 못보낸다고 따라나선 길인데 과연 첫날 하루라도 버틸수 있을까? 굉장히 지쳐해 내일은 차태워 보내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을 했다.

인천대공원 후문을 거쳐 경기도 시흥시 신천동까지 걸어가서야 아침을 먹게 되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마땅히 문 연 음식점이 없어 챙겨온 빵과 사과만 먹고 있어 배가 무척 고팠다. 신천 삼거리 길가 분식점에서 아침을 먹게 되었는데 난 뚝불을 와이프는 오징어덮밥을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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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대 실패작. 이미 4시간이나 걸어와 무척 배가 고픈 상태였음에도 살다살다 이렇게 맛없는 뚝불은 처음 먹어본다. 와이프가 시킨 오징어덮밥도 별반 다를게 없지만 그건 매운 맛으로라도 먹지 이 뚝불은 짜고 밍숭맹숭에 미원 범벅의 맛이다.-_-;; 와이프도 배가 무척 고팠을텐데 오징어덮밥을 반밖에 안먹었고 나도 절반은 남긴듯... 아무리 시장이 찬이라고 해도 이건 도저히 못먹겠다. 차라리 그냥 김밥이나 시켜먹을껄...

중간에 소래농협이라는 작은 농협에 들어가(직원이 세 분인가 네 분정도임) 양해를 구하고 생수통에서 물을 좀 얻고 시원한 에어콘 바람을 쐬었다. 도보여행을 한다고 하니 관심을 보이시며 날씨가 더운데 고생하겠다고 말씀해주셨다. 나야 뭐 괜찮지만 아내가 고생이지...^^ 나야 이 길을 작년에도 걸어가봤지만 아내는 첨으로 이리 장거리 시간 걸어보는 거니까...

점심때가 되어가는데 마땅히 점심을 먹을곳이 나오지를 않아 고민을 했다. 이미 출발한지 6시간이 지나 온몸은 땅으로 목욕을 한 듯 하고 더운 날씨라 냄새도 벌써 장난이 아니다. 거기다 길가에 음식점도 보이지 않아 어찌해야 하나 고민중에 '칠리저수지' 근처에 '청정'이라는 음식점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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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너무 맛있었던 녹쌈정식 >

고민할 것 없이 들어가 시킨 녹쌈정식. 너무나 배가 고파 서둘러 먹다보니 뒤늦게 사진을 안찍은게 생각나 사진은 양이 좀 줄어보인다.^^ 시장기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음식이 좋았는지 음식도 깔끔하고 맛이 매우 좋았다.

보아하니 저수지 낚시터 옆 음식점이라 낚시꾼들이나 도심 외곽에 차타고 나온 연인들이 주로 찾는 음식점인듯 하다. 그런곳에 땀내 풀풀 풍기고 들어가 조금 미안하기는 하지만 뭐 어쩌냐... 여길 지나치면 또 언제 음식점이 나올지 알수가 없는데... 적당히 에어콘앞에서 땀 좀 식히고 화장실가서 세수도 하고 얼음이 든 생수도 물통에 받아 기분좋게 계산을 한 뒤 주인아저씨 인듯한 분께 맛있었다고 립서비스도 한번 날려드리고 커피도 한잔 한후 다시 기운 업이 되어 길을 나섰다.

이후로는 조금씩 길을 걷는게 지쳐 자주 쉬어주게 되었다. 이 더운날 이것마저도 자주 안하면 지쳐서 나가떨어지게 된다. 중간중간 싸온 '자유시간'등의 초콜렛 음식과 물을 적절히 마셔가며 틈만나면 쉬었다. 아무도 없는 길가 과수원밑, 나무 밑에 신문지 깔고 쉬기도 하고 목감동과 안산고교를 거쳐 드디어 안산에 들어갔다. 시간도 시간인지라 왠 인공폭포(이름을 까먹었다)쪽에서 우측으로 꺽어 시내로 들어갔다. 안산시외버스터미널 건너편에 있는 홈플러스에 들어가 저녁을 먹기로 하고 갔는데 막상 먹는것도 지쳤는지 그냥 햄버거나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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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난 징거버거 세트를, 아내는 바베큐 치킨버거와 팥빙수를 하나씩 시킨뒤 저녁을 때웠다. 물론 알뜰한 와이프는 카드랑 포인트등을 이용해 다 할인받아왔다.^^;;

월피교를 거쳐 안산 중앙역사거리 근처에 있는 '중앙스파랜드'라는 한 찜질방에 8시에 들어갔다. 여긴 작년에 걸을때도 혼자서 와서 잠을 잔 곳이라 헤매지 않고 바로 찾아올 수 있었다.

이제 좀 쉴 시간이다. 날씨가 너무 더워 힘든 날이었다.(작년에는 하루종일 비를 맞으면서 걸었다. 그때는 태풍주의보가 내린 날이었다.-_-;;)


* 오늘 쓴 경비(차후 계산을 위해 나와 와이프 각자 계산함)
- Am 5:16 출발
- Am 9:12 아침식사(뚝불  4,000 원)
- Pm 1:05 점심식사(녹쌈정식 7,000 원)
- Pm 6:40 저녁식사(징거버거+팥빙수 4,700 원(200원 할인) = 4,500 원)
- Pm 8:00 찜질방(입장비 5,500 원 + 가운 1,000 원 = 6,500 원)
- 합계 : : 22,000 원(와이프가 6,500 원 내줌) = 15,500 원

* 걸은 거리와 걸린 시간
- 만보기 : 44,726 보
- 만보기상 거리 : 31.918 km
- 인천 남동구 간석4동 ~ 경기도 안산시 고잔 2동 중앙스파랜드(주코스 42번 국도)
- 걸린시간 : Am 5:16 ~ Pm 8:00(14시간 44분) - 식사, 휴식시간 포함

* 몸무게 변화
- 86.6 KG ---> 84.9 KG